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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예방과 뇌 건강

"길찾기가 뇌를 바꾼다? 해마와 기억력의 관계

by neudoc (積德) 2026. 7. 5.

고3 수학능력시험의 영어 예문에 나온 글입니다.  길 찾기가 뇌의 해마(hippocampus)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 봤습니다.

최근 뇌과학에서는 "길찾기 훈련"이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실제 논문들을 바탕으로, 이게 정말 근거 있는 이야기인지, 그리고 치매 보호자가 일상에서 어떻게 참고할 수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해마와 길찾기, 왜 연결되어 있을까

해마는 공간 정보를 지도처럼 저장하고,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뇌 구조입니다. 그래서 "길을 익히는 능력"과 "기억력"은 뇌 속에서 상당 부분 같은 자원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관계를 가장 유명하게 보여준 것이 런던 택시운전사 연구입니다. 런던의 택시운전사가 되려면 좁고 복잡한 도심 25,000개 거리를 통째로 외워야 하는 "The Knowledge"라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훈련을 마친 운전사들의 해마 뒤쪽 부위가 일반인보다 뚜렷하게 커져 있었고, 운전 경력이 길수록 그 차이도 더 컸습니다. 후속 연구에서도 같은 패턴이 재확인되었습니다.

[참고용 정보] 다만 이 연구는 '치매 환자'가 아니라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길찾기 능력과 해마 훈련의 관계를 보여주는 근거지, 치매 치료 효과를 증명한 연구는 아닙니다.

실제 훈련으로도 해마가 변할까 — 연구들이 보여주는 것

택시운전사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훈련" 수준에서도 효과가 있는지가 보호자 입장에서는 더 궁금하실 겁니다. 관련 연구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 유형 대상훈련  기간 결과
공간 탐색 훈련 연구 젊은/노년 건강한 성인 4개월 (이틀에 한 번) 탐색 수행 향상 + 해마 부피 유지 (대조군은 감소)
운동+공간기억 연구 젊은 성인 6개월 (주 3회) 심폐 체력·공간기억·해마 하위영역 부피 모두 증가
2주 집중 훈련 연구 성인 2주 (단기) 수행 능력은 크게 향상됐지만 해마 구조 변화는 뚜렷하지 않음
뇌 연결성 연구 (2025) 성인 훈련 프로그램 해마 구조보다 뇌 영역 간 '연결성'이 먼저 반응

이 표에서 알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는, 짧은 훈련은 '기능'은 좋아지게 해도 '구조'까지 바꾸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해마 자체의 크기보다, 해마와 다른 뇌 영역 사이의 '연결 방식'이 먼저 변한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치매 보호자가 일상에서 참고할 수 있는 것 

여기서부터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실생활 적용 아이디어입니다. 다만 추정이 포함되어 있고, 반드시 구분해서 이해해주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정상인이나 경도인지장애환자, 혹은 보호자 자신을 위한 활용법 (예방·건강 관리 관점)

  • 새로운 동네를 걸어서 익히기, 지도 없이 목적지 찾아보기
  • 익숙한 길도 가끔 다른 경로로 다녀보기
  • 산책이나 걷기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운동이 해마 혈류와 신경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치매 환자에게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길찾기 어려움(지리적 지남력 저하)은 치매의 흔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미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길찾기 훈련을 시켜야겠다"고 접근하면 오히려 불안과 좌절을 키울 수 있습니다.

  • 하지 말것:  "혼자 찾아가 보세요, 훈련이 될 거예요" (실패 경험이 반복되면 자존감 손상)
  • 할 것: "같이 걸으면서, 오늘은 이 골목으로 가볼까요?" (부담 없는 동행 형태로, 실패해도 안전한 환경에서)

이런 활동은 [참고용 정보, 전문가 권장]이며, 환자의 인지 단계와 상태에 따라 담당 의료진이나 인지재활 전문가와 상의한 뒤 진행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리한 훈련보다는 "익숙한 환경에서 안심하며 움직이는 경험" 자체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길찾기와 해마, 기억력의 관계는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실제 신경과학 연구로 뒷받침되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 근거는 대부분 "건강한 뇌를 지키는 예방적 활동"에 가깝고, 이미 진행된 치매를 되돌리는 치료법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보호자 자신의 뇌 건강을 위해서는 오늘 산책길을 조금 바꿔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환자분과 함께라면, '훈련'이 아니라 '안심할 수 있는 동행'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따뜻하고 현실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이런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치매 환자와 함께하는 안전한 산책법]


참고문헌 (References)

  1. Maguire, E.A., Gadian, D.G., Johnsrude, I.S., et al. (2000). Navigation-related structural change in the hippocampi of taxi drive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97(8), 4398–4403.
  2. Maguire, E.A., Woollett, K., & Spiers, H.J. (2006). London taxi drivers and bus drivers: A structural MRI and neuropsychological analysis. Hippocampus, 16(12), 1091–1101.
  3. Lövdén, M., Schaefer, S., Noack, H., et al. (2012). Spatial navigation training protects the hippocampus against age-related changes during early and late adulthood. Neurobiology of Aging, 33(3), 620.e9–620.e22. (ScienceDirect)
  4. Bochum 연구팀 (2024). Hippocampal subfield plasticity is associated with improved spatial memory. (PMC10914736)
  5. Zheng, L., Weisberg, S.M., & Ekstrom, A.D. et al. (2025). Newly trained navigation and verbal memory skills elicit changes in task-related networks but not brain structure. eLife, 106873.
  6. University of Arizona (2025). How navigation shapes the brain — Ekstrom Lab news release.